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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추 아일랜드 명소, 원스 영화 촬영지 킬라이니 힐(Killiney Hill) 방문기 본문

여행/아일랜드(Ireland)

초강추 아일랜드 명소, 원스 영화 촬영지 킬라이니 힐(Killiney Hill) 방문기

먼지의더스트 2016. 4. 7. 10:12




영화 원스의 킬라이니 힐이 나오는 장면

아일랜드(Ireland)에 오기전 꼭 방문해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바로 아일랜드 저예산 영화 원스(Once)’에서 남녀 주인공이 기분 전환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간 그 언덕 킬라이니 힐(killiney hill)’이다. 개봉한 지가 벌써 약 10년이 된 영화 원스는 국내 팬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아서 남녀 주인공이 내한공연을 몇차례 왔었고 심지어 2014년에는 영화가 재개봉을 했었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아해서 100번도 넘게 보고 대사도 거의 외우다시피 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좋아하는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촬영된 장소를 방문하게 되어 이날 아침부터 너무 설레었다




더블린(Dublin) 시내에서 기차를 타고 가야한다.
기차역이 몇 군데 있는데 이 날 출발지로 이용한 곳은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코널리 역(Connolly station) 이었다.
※ 참고로 더블린에는 지하철이 없다.



멀리 보이는 코널리역.
이날 날씨는 약간 쌀쌀하고 구름이 조금 있었다.



드디어 역 입구 도착!



역 내부와 탑승 장소의 모습


기차 내부와 좌석 생김새.
좌석 등받이가 유난히 길다. 



1 유로 샵에서 초콜릿, 과자, 물을 샀다.



시내 버스와 마찬가지로 간단한 정보 입력 후 와이파이가 가능하며 그 속도도 만족스럽다.


기차 밖 풍경.
풍경의 색감이 아일랜드 특유의 우울함을 느끼게 한다.






드디어 도착한 킬라이니 역(Killiney station)




역 뒤로 이렇게 바로 해변이 보이는 낭만적인 작은 역이다.




역에서 나와 우측으로 가다보면 이런 지하로를 통해 바닷가로 갈 수 있다.



넓게 펼쳐진 해변 사진 몇 장!
이 날 비가 간헐적으로 내렸는데 그래서 그런지 무지개도 보였다.



역에서 우측으로 나와 이런 식으로 생긴 경사로를 생각보다 꽤 오래 걸어야 킬라이니 힐을 만날 수 있다.



가는 길에 보이는 한 저택의 정원.
이 곳에 부자들이 많이 사는지 럭셔리한 저택들이 즐비해 있다.




멀리 보이는 철로.
꽤 많이 올라왔음이 느껴진다.



드디어 찾아낸 킬리니 힐의 한 입구.



입구 옆에 지도가 있는데 생각보다 너무 넓어서 깜짝 놀랐다.



이렇게 생긴 음침한 길을 한 200m 정도 걸었을까..



한 계단을 만났다.
언덕 꼭대기의 탑으로 향하는 계단이다.



계단을 오르는 길에 묘지도 보인다.
안그래도 인적이 드문 산속인데 뭔가 음산했다.



드디어 넓게 트인 곳을 만나고..



영화 원스에서 두 주인공이 서서 이야기 하던 곳과 비슷한 앵글을 가진 장소를 발견했다.




진짜 푸른 언덕은 이런 곳을 두고 하는 소리같다..
여기 올라서면 바람이 정말 강하게 분다. 상상이상으로.. 
바람에 맞서서 걸어보면 걷기도 쉽지가 않을 정도다.




언덕에서 바람을 맞으며 찍은 동영상




햇살도 드라마틱하게 내리쬐었다.



언덕 꼭대기의 탑.
아늑해 보이기도하고..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신성해 보이기도하고 많은 느낌을 동시에 준다.




슬슬 해가 저물어 가고..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돌아가는 길은 반대쪽을 선택에서 내려왔는데 분위기는 비슷했다.




멀리 보이는 탑의 모습.
생각보다 오래 걸어서 겨우 역으로 돌아왔다..


킬라이니 언덕은 원스의 촬영지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관광지로 그렇게 유명한 곳은 아니다. 킬리니 힐을 제외하더라도 방문할 명소가 널린 아일랜드에서 원스의 팬이 아니라면 굳이 더블린에서 기차를 타고 왕복 2시간 가까이를 소비해가며 가야하나 생각이 들 수도 있다(언덕을 걸어서 오르고 내리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하루를 그냥 바쳐야 한다). 그런 덕분인지 산책 나온 현지 거주민을 제외하면 사람이 거의 없어 내 세상이라는 생각으로 기분 좋게 경치를 구경하고 상쾌한 공기를 잔뜩 음미하고 내려 올 수 있다. 이전에는 자주 가기 힘든 나라에 여행을 갔을 때 누구나 다 가보는 곳에 가서 그 분위기를 공유하며 즐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킬라이니 힐을 다녀오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게다가 유명하다는 곳에 방문해서 실망한 적도 많았던 걸 생각해보면 요즘같이 광고와 마케팅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진정한 관광명소는 숨어 있는 경우도 많은 듯 하다(특히 자연과 관련된 곳은 더 그런 것 같다). 세계에서 유명하다는 몇몇 곳에 나름 방문해 보았지만 킬라이니 힐은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