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쎄의 머문자리

차원이 다른 분위기, 엘클라시코(El Clasico) 누캄프 직관후기(2016년) 본문

여행/스페인 라이프(Spain)

차원이 다른 분위기, 엘클라시코(El Clasico) 누캄프 직관후기(2016년)

먼지의더스트 2016. 4. 3. 09:00



드디어 그냥 꿈만 꾸던 엘클라시코(El Clásico)를 캄프 누(Camp Nou)에서 직관하는데 성공하였다. 암표 사이트에서 터무니 없는 가격에 표를 사자니 아깝고 한번쯤은 직관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해서 뭔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지난 번 아스날전 관람처럼 경기 시작을 앞두고 며칠 전부터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를 들락날락 했다. 그랬더니 경기 당일 아침 11시부터 잔여 티켓 오픈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아침 11시가 되자마자 홈페이지에 접속했으나 결과는 역시나 부정적이었다. 대기번호를 주는데 내 앞에 3000명 가량 있었고 한 시간 정도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결국 기다린 끝에 구매 페이지에 접속했으나 자리는 거의 없고 그나마 보이는 자리는 클릭하는 순간 이미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가고.. 이런 식으로 2시간 정도를 앉아서 클릭했지만 티켓이 구매 바구니로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경기 1시간을 앞두고 근처 펍(Pub)에 가서 보려고 나가려다가 그냥 혹시나 싶어서 다시 구매 페이지에 접속하여 저렴한 자리 중에 하나 보이는 걸 클릭했더니 구매 바구니로 바로 넘어갔다. 가격은 151.50 유로. 한 2분 정도 고민하고 그냥 질렀다. 그리고 캄노우로 달려갔다. 





우선 기념비적인 경험이니만큼 어렵게 어렵게 구한 티켓을 인증하고..


경기장 앞의 한 도로. 이미 경기장으로 가는 차량으로 점령당했다.


경찰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만큼 분위기가 살벌할 수 있다는 이야기..


다 함께 캄프누를 향하는 축구팬들.


모습을 드러내는 캄프누와 그 앞에 새까맣게 몰려있는 인파.


경기장으로 갈수록 사람이 많아졌다.




이곳이 입장 게이트.
PORTA는 카탈루냐어로 



게이트앞에서 티켓에 문제가 생겨 이곳에서 처리했다.
덕분에 제시간에 들어가지 못해 이 날 요한 크루이프(Johan Cruyff)의 추모행사가 있었는데 보지 못했다..
심하게 아쉬웠다ㅜㅜ


드디어 경기가 시작하고..
이번에 앉은 자리는 멀지만 앵글이 맘에 들었다. 뭔가 탁트인 느낌.



빼곡히 앉아있는 관중들의 모습.
아마 전석 매진일 듯 한데 그렇다면 거의 10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는 이야기다. 
관중들은 파울 장면이 나오면 엄청나게 흥분하며 일어나 스페인어로 소리를 질렀다.

메시 페널티킥 의심 장면에서 흥분하는 관중들(영상)




최대한 줌을해서 선수들 사진을 찍어보았다.



메시와 네이마르.


선수보다 전광판이 가까웠다.
역시나 엄청난게 많은 관중들이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레스 베일. 멀리서 봐도 덩치가 크다.



호날두 일명 '우리형'의 모습. 포스가 느껴진다..


경기는 치열하지만 득점이 나지 않고..




나와서 경기를 지켜보는 양팀 감독들.
엔리케 감독은 엄청 바빠보이는데 지단 감독은 상대적으로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는 듯 했다.



호날두와 베일이 교차하며 지나가고 있다.



호날두의 등번호.
호날두는 이 날 공만 잡으면 바르샤 팬들로 부터 엄청난 야유를 받았다(나 같으면 눈물이 났을 듯 하다).



귀엽게 서있는 수아레즈. 인사하는 듯 하다.



금발의 라키티치. 오늘 좀 부진해 보였다.



관중들이 파란색이나 붉은색 종이 같은 걸 흔들어대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아마 요한 크루이프를 위해 카드섹션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튼 이전의 직관에서는 볼 수 없는 응원도구였다.



반칙이 일어나자 심각해 보이는 양팀 선수들




열심히 카탈루냐 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응원단.


BBC의 벤제마.


알베스(Alves)가 드리블을 치자 움찔하는 호날두.



메시가 달린다!



라키티치 슛! 허나 막혔다.



지쳐보이는 네이마르. 사실 오늘 좀 안풀렸다.




양팀 무득점으로 전반전이 끝나고..



레알 마드리드(Real Madrid) 선수들 먼저 입장.



다음은 바르셀로나 선수 입장.




다시 경기는 시작하고..




마르셀루와 모드리치.



관중들 사진은 그냥 찍어도 뭔가 격렬함이 느껴진다.



후반전 들어 피케와 벤제마가 각각 득점하여 스코어는 1-1.



경기는 이렇게 비기는가 했더니..



호날두(Ronaldo)가 득점을 하고 특유의 호우 세레모니를 선보였다.
이걸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이렇게 경기는 바르샤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승으로 마무리 되고..




인사를 나누고 씁쓸하게 퇴장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



가장 꼭대기에서 바라본 야경. 바르샤 팬으로서 심난한데 야경이 그나마 마음을 달래준다.
오늘 앉은 자리는 가성비가 가장 좋은 곳이 아닌가 싶다.
엘클라시코까지 다섯 번을 전부 다른 자리에서 했는데 이 자리가 가장 마음에 든다.


바쁘게 내려가는 관중들.
계단이 좁다..ㅜ



다시 한번 느껴지는 인파의 압박!
올 때는 각자 오지만 갈 때는 다 같이 가기때문에 그 압박이 장난 아니다.
누캄프 진짜 잘 있어라~ 이제 여기서 볼 수 있는 경기는 다 본 것 같구나..



엘클라시코를 보고나니 왠지 진정한 바르셀로나팬(진바?)이 된 기분이다. 이제 누캄프에서 볼 수 있는 유니크(?)한 경기는 다 본 듯하다.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다. 엘클라시코는 확실히 다른 경기들과는 그 열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작은 파울하나에도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소리치며 들고 일어나고 골을 넣으면 또 그만큼 흥분하며 즐거워한다. 카탈루냐 현지인도 아닌 나조차 엘클라시코의 그 지역적 대립에 잔뜩 감정이입을 하며 즐기는데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시민들에게 저런 모습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르는 엘클라시코를 바르셀로나가 패배해서(팬으로서) 너무 아쉽지만 MSN이 활약하는 시기 그리고 메시와 호날두가 라이벌 구도를 이룬 시기에 엘클라시코를 관람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자랑스럽게 느껴진다.